시의원들 시찰 … 위법행위 추궁
인천 서구 국제컨트리클럽이 골프장 내에 위치한 인천 유일의 국가 사적인 녹청자 도요지(제211호) 유적을 훼손·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12일 인천시의회 문교사회위원회가 서구 경서동 385번지 국제컨트리클럽 내 ''녹청자 도요지''에 대한 현지 시찰을 통해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국제컨트리클럽 측이 관계 당국의 허가 없이 유적 근처에서 땅파기 작업 등을 해 도요지 유적 훼손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면>
문화재 보호법은 각종 문화재로부터 반경 500m 이내에서 행해지는 개발 행위에 대해 추가 유물 발굴 가능성 및 기존 유적 훼손을 막기 위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장 사찰에 나선 시의원들은 골프장 내 17번 홀 근처에 위치한 도요지 유적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 하수관거 및 도로 경계석이 놓여 있고 주변 일대의 땅이 파헤쳐져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또 유적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수로가 최근 장마철을 전후로 대폭 개·보수된 사실도 확인했다.
김용근·정종섭 등 시의원들은 "국제컨트리클럽 측이 위법한 행위로 유적 주변을 훼손했다"며 집중 추궁했다.
시의원들은 "문화재 반경 500m 안에서 공사를 할 때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유적지 주변의 땅이 1m 깊이 이상으로 곳곳에 파헤쳐져 있다"며 "골프장 뒤의 수로 개보수를 할때 발굴되지 않은 유적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도 "문화재 주변의 각종 개발 행위는 신고를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절차를 따르지 않고 형상 변경을 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골프장 측의 위법 행위를 지적했다.
시의원들은 이어 가로 세로 10m 규모의 녹청자 도요지 유적이 낮은 아크릴 천장과 그물에 둘러 싸인 채 일반인들의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며 유적지 주변 땅 매입 및 도예촌 건설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골프장 측과 인천시·서구청·문화재 당국 등 관계자들이 모두 녹청자 도요지를 방치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골프장을 옮겨서라도 유적 반경 500m 지역을 매입, 경기도 이천처럼 국제적인 도자기 요람으로 육성하면 도시엑스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골프장 측은 "수로 개보수는 원래 있던 하천을 미관 개선을 위해 수리한 것일 뿐이고, 주변의 땅이 파헤쳐져 있는 것이 아니라 골프장 잔디에 뿌리기 위한 흙을 모아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녹청자 도요지는 지난 1969년 신라말~고려시대 초기 청자 형태인 녹청자를 굽던 가마터 및 파편이 발굴돼 1970년 9월 인천에서 처음으로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곳이다. 서민들의 생활사를 보여 줄 주요 유적으로 꼽히고 있다.
/김봉수기자 (블로그)ins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