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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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창완
- 작성일
- 2006년 6월 15일
- 조회수
- 1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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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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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스컴을 통해 간간이 알려지던 승강기 사고가 요즘은 알게 모르게 부쩍 많아졌다.
많게는 하루에 3-4건씩 출동지령을 받는다.
물론 아직 근래엔 뉴스에 보도될 만한 큰 사고는 없었지만 캄캄하고 답답한 승강기 안에 갇혀 공포와 싸우며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의 심정을 헤아려 볼 만 하다.
건물은 하루아침 사이에 높아져만 가고 승강기 이용은 어느새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지만 그 만큼의 안전사고는 많이 발생한다.
갓 입주된 아파트 단지에도 수차례씩 출동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겠다.
이러한 승강기 사고의 주요원인은 운행 중 정전이라든가 기계의 자체적인 결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원인은 이용객들의 안전에 대한 부주의가 아닐까 싶다.
승강기 안에는 승객들이 지켜야 할 준수사항이 부착되어 있다.
안에서 뛰거나 구르지 말고 적정 하중을 초과하여 탑승해선 안 된다는 당부와 위급상황 시 대처할 수 있는 행동요령, 그리고 신고할 수 있는 전화번호 등.
무엇보다도 나 자신보다 함께 탑승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필히 지키고 준수하여야 할 사항인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러한 사항에 관대하지 못하다.
승강기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우리 스스로가 저버리는 것 같아 구조대원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지난 4월의 한 구조활동 사례를 접해보자.
시간이 꽤나 늦은 23:20분경!]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한 학원 건물에서 급하게 신고가 들어왔다.
건물 4층에서 승강기가 갑자기 멈추었고 안에 많은 승객들이 갇혀 있다는...
대원들은 현장에 출동하면서 어느정도 사고의 상황을 짐작해 보았다.
학원건물이라는 것과 요즘 학생들은 방과 후 늦은 학원수업 관계로 귀가시간에 쫒긴다는 점에 대해서.
아니나 다를까 현장에 도착하여보니 정전에 따른 고장이 아니었다.
신고자로부터 상황을 파악한 후 구조활동 우선순위에 맞게 권상기실의 주전원을 차단하고 승강기 마스터 키를 이용하여 문을 개방했다.
그 순간 대원들은 한 걸음 뒤로 물러 설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얼굴에 훅하고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승강기 내의 체온 열)와 그 안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학생들의 수....
그 승강기 안엔 무려 17명의 학생들이 발 디딜틈 없이 타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다른 승강기 구조활동은 많이 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과연 이 17명 학생들의 체중이 승강기 운행에 필요한 적정하중에 초과 되는지 안 되는지는 구조대원이 아닌 다른 일반 시민들이 보아도 그 답은 뻔한 것이었다.
학생들의 구조활동이 안전하게 마무리 된 후 그들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았다.
학원수업이 끝나자마자 너도나도 아무 생각없이 귀가를 서두르려고 승강기에 오른 것이 멈춤사고의 원인이 된 것이었다.
이처럼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생활속의 습관에 묻혀 산다.
그렇다보니 이번 승강기 사건처럼 그저 생활이 편리하면 최고요, 그에 뒤따르는 예기치 못한 각종 안전사고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과 거리낌이 없다.
적어도 한 번쯤은 내 주위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에 필요한 주의사항과 지켜야할 행동에 대해서 되짚어 보아야 되지 않을까?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한 시대라 할지라도 안전사고는 항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로가 지켜야 할 것은 나 보다도 남을 먼저 위해서라도 반드시 지키고 서로 다 함께 어울려 사는 참 다운 생각이 절실히 필요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