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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5주 』트랜스지방 "소량만 먹어도 심혈관에 영향"

백해무익한 트랜스지방은 어떤 식품에 많이 들었을까?

중국식 조리법으로도 생성한번 쓴 기름 재사용 안 돼 

 

 

마가린·쇼트닝을 이용해 만든 인스턴트식품에 트랜스지방 함량이 특히 많다. 대표적인 식품이 전자레인지용 팝콘, 햄버거, 피자, 치킨, 도넛 등이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고광석 교수는 '트랜스지방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안 먹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트랜스지방이 많이 든 인스턴트식품만 위험한 게 아니다.

2015년 한국독성학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은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 때도 생길 수 있다. 성균관대 식품생명공학과 이재환 교수팀이 옥수수기름을 이용해 굽기(baking), 스터-프라잉(stir-frying, 170도의 열에 재빨리 볶아내는 중국식 요리법), 프라이팬에 볶기(pan-frying)

튀김(frying) 등 다섯 가지 방법으로 조리를 한 뒤 트랜스지방을 검사했더니 스터-프라잉 방법으로 요리를 한 경우 트랜스지방이 검출됐다.

 

옥수수기름 같은 식물성 지방은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는 산화 과정을 거치면 트랜스지방으로 변하는데, 이때 뜨거운 온도는 산화 속도를 촉진시켜 더 많은 트랜스지방을 만든다. 따라서 중국식 볶음밥이나 짬뽕에는 트랜스지방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고광석 교수는 '식물성 기름을 반복해서 사용하거나, 높은 온도에서 오래 끓이면 트랜스지방으로 잘 변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랜스지방 소량만 먹어도 심혈관에 영향

베이커리 빵·햄버거, 함량 몰라 섭취 권고량 12g쉽게 초과

 

 

 

직장인 김모씨(50)는 며칠 전 TV에서 '트랜스지방이 모든 음식 중에 가장 나쁘며 심혈관 질환, 알레르기 질환, 암 등을 일으킨다'는 내용의 건강 프로그램을 본 뒤 좋아하던 케이크·쿠키 등 디저트를 끊었다.

 

김씨는 '트랜스지방이 건강에 나쁜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몸에 직접 영향을 주는지 몰랐다''앞으로 식품 라벨을 꼼꼼히 보고 트랜스지방이 많이 든 음식은 입에 대지 않겠다'고 말했다. 과자류 등을 고소하고 바삭하게 만드는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이 부각되고 있다. 트랜스지방은 소량만 먹어도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트랜스지방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트랜스지방, 염증 만들고 심장 독성 유발

트랜스지방을 섭취하면 체내 염증 물질(CRP, 인터루킨6 )이 많아지면서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고대구로병원 심장내과 오동주 교수는 '염증물질이 혈관의 내피 기능을 망가뜨리고 심장 세포에도 직접 독성을 끼쳐서 협심증과 뇌졸중을 일으킨다''동맥경화증을 촉진하는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도 한다'고 말했다.

 

트랜스지방은 권고량이 2g으로 소량만 먹어도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높인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뉴잉글랜드저널 오브메디신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을 많이 섭취해 적혈구 막에 트랜스지방이 발견된 사람의 급사 위험이 일반인보다 47% 높았다. 그밖에 알레르기 질환, 당뇨병,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미국심장학회가 정한 1일 트랜스지방 섭취 권고량은 2g이며,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량은 2.2g이다. 

 

 

패스트푸드·베이커리 빵, 함량 몰라 

 

 

한국은 2007년부터 과자·빙과류·유제품 등 가공식품에 트랜스지방 함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해 식품회사가 자발적으로 트랜스지방 함량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147개 과자(1회 제공량 기준)의 트랜스지방 평균 함유량은 20050.7g에서 20120.05g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오동주 교수는 '과거에 비해 트랜스지방 섭취량이 줄었다고 해도,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많이 먹고 있다'고 말했다. 

 

빵류나 즉석조리식품의 경우 트랜스지방 함량이 0.2g 이상 들어있는 제품이 10~20%나 되고, 식품의 영양표시를 안보는 사람도 많다. 특히 베이커리 빵이나 맥도날드, KFC, 피자헛 같은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트랜스지방 표시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트랜스지방이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고 먹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는다면 쉽게 권고량(2g)을 초과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머핀(0.4g)을 먹고 점심에 불고기버거(0.7g)와 치킨 두 조각(0.5g), 저녁에 즉석조리식품(0.6g)을 먹으면 트랜스지방 섭취량이 2.2g이 된다.

 

    

 

트랜스지방 퇴출 덴마크, 심장병 사망 9%씩 줄어....

   

 

한국과 달리 미국·유럽은 트랜스지방 사용에 대해 강도 높게 제재를 하고 있다. 덴마크는 트랜스지방을 가장 먼저, 매우 강력한 조치로 퇴출시킨 나라다. 2003년부터 가공식품은 물론 레스토랑·베이커리 등에서 쓰이는 지방의 2% 이상이 트랜스지방인 경우 유통·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업주에게 징역형(최장 2)까지 구형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8월 유럽심장학회에 참가한 덴마크 코펜하겐병원 생화학과 스틴 스텐더 교수에 따르면, 덴마크에서 트랜스지방 규제법을 만든 후 1인당 하루 트랜스지방 섭취량이 0g이 됐다. 심장병 사망률은 2000년 이후 매년 8~9% 씩 감소하고 있다. 유럽 내 26개 국가 중에서 가장 큰 감소폭이다 

 

 

스틴 스텐더 교수는 '덴마크에서 심장병 사망률이 줄어드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트랜스지방 규제'라고 말했다. 이런 효과가 나타나자 지난 6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식품을 제조할 때 트랜스지방을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트랜스지방을 사용을 하려면 FDA에 별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오동주 교수는 '트랜스지방은 극소량만 섭취해도 심혈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식품 사용에 허용되는 한 심장병 위험은 계속된다''한국도 법적으로 트랜스지방을 식품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랜스지방

액체 상태의 식물성 지방에 수소(H)를 첨가해 고체 상태로 인위적

으로 만든 지방이다. 음식을 고소하고 바삭하게 만들며 식품 유통

기한을 늘려주기 때문에 가공식품에 많이 쓴다. 마가린, 쇼트닝에

많으며 팝콘, 도넛, 페이스트리, 케이크, 감자튀김, 치킨 등에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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